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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99일의 항해 일정이 마무리가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여름이라 엄청 더웠는데 벌써 날이 꽤 쌀쌀해진 가을이 되었다. '매일 10시간을 어떻게 공부를 하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젝트와 공부에 쏟는 시간은 10시간도 부족했다. 정말 많은 일들이 훅하고 지나간 것 같다. 3개월을 돌아보며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여정의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비전공자로 시작해 혼자 막연히 공부를 하다 국비지원, 부트캠프 등등을 알아보다 좋은 기회로 항해99에 지원하게 되었다.  게더라는 매타버스 시스템에서 간단히 면접을 본 후 입학시험을 풀었던 기억이 난다. 혹시나 떨어지지나 않을까 마음 졸이며 기다렸지만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해서 쉽게 풀 수 있었다.

 

항해99의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1주 차 - 웹개발 미니 프로젝트

2주 차 - 프로그래밍 기초(알고리즘)

3주 차 - 주특기 입문(Spring)

4주 차 - 주특기 숙련(Spring)

5주 차 - 주특기 심화(Spring)

6주 차 - 미니 프로젝트(React & Spring 협업)

7주 차 - 클론 코딩(React & Spring 협업)

8주 차~13주 차 - 실전 프로젝트(Designer, React , Spring 협업)

 

 사실 항해가 시작되기 전 0주 차에서 주특기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각자의 주특기 FE(React), BE(Spring)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 후 항해를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정말 많이 고민을 했던 것 같다. 프런트 쪽을 조금이나마 찍먹을 해봐서 훨씬 더 익숙했고 나름 재미도 있었지만 디자인 적인 센스나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등이 걸렸고 백엔드를 선택하자니 너무 어려워 보였다.  결과적으로는 백엔드를 선택했고 지금도 개인적으로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항해는 매주 새로운 팀원과 함께하는 시스템으로 진행이 되었다. 낯가림이 많은 나에게는 너무나 큰 시련이었다. 원래 혼자 뚝딱거리는 걸 좋아하고 북적이는 걸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매주 그것도 새로운 팀원과 과제를 수행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주 차는 프런트 두 명과 백엔드 두 명이 조가 되어 기본적인 웹의 시스템을 구현해 보는 것이었다. 서버 언어로는 접근성이 쉬운 Python과 DB는 MongoDB를 썼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기본적인 기획과 와이어프레임 및 API 설계를 한 후 지급된 강의를 토대로 아주 작은 우리들의 웹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전공자와의 차이가 많이 났던 것 같다. 첫날은 뭔가 완성되어 가는 중에도 코드 한 줄도 못써서 걱정이 많았던 걸로 기억이 된다. 그래서 다음날 역할 배분을 확실히 요구한 후 나의 부분을 조금이나마 구현해 볼 수 있었다. 

 

 2주 차는 자신들의 주특기 언어로 알고리즘을 공부하는 주였다. 프런트는 JavaScript, 백엔드는 Java언어로 각각 걷기반과 달리기반을 나누어 수준에 맞게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들을 풀어가는 주였다. 이 주차에서 무언가 개발자에 대한 적성이 맞는지가 많이 드러났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테스트의 압박이 좀 있었지만 알고리즘을 풀어가는 것 자체는 재밌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하는 분도 계셨다. 

 

3주 차는 자신이 선택한 주특기에 대해 처음으로 공부하는 주였다. 내가 가장 힘들었던 주간이었던 것 같다. 아마 이 당시 하차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단어들이 어렵고 생소하다 보니 이해가 잘 되지 않았고 정말 많이 반복해서 강의를 봤던 것 같다. 개인과제와 팀 과제로 주어지는데 한 주가 거의 다 갈 때까지 개인과제를 손댈 수 없었다... 팀 과제로 Spring에 대한 생소한 개념들과 특징들의 이론을 공부했는데 개인과제로 인해 많이 공부하지 못한 게 후에 독이 된 것 같다. 아마 이 당시 과제도 너무 어려워서 완성하지 못한 채로 제출한 것 같다.

 

4~5주 차는 숙련, 심화 주차로 독특하게 매주 바뀌는 팀원이 심화 주차까지 같이 이어지는 구조였다. 이때부터는 새로운 팀원을 만나는 게 스트레스보다는 만나보지 못한 팀원들이 궁금해졌던 것 같다. 3주 차에서 실행 위주의 코드들이었다면, 숙련 주차부터는 왜 코드들이 이런 식으로 변화되었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물론 공부량은 산더미처럼 늘었다. 그리고 협업을 시작하기 전에 배운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6주 차에 드디어 처음으로 프런트와 백엔드가 만나 각자의 주특기로 협업을 해보게 되었다. 이때 jwt token을 구현하기 위해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프로젝트 발표 전날 구현이 끝나 발표 직전까지 합치는 과정을 겪었다. 사실 구현이 많이 늦어져 힘들면 발표 후에 따로 연결을 해볼까 했지만 다행히 시간이 맞았던 걸로 기억한다. 

 

7주 차에 클론 코딩을 진행했다. 조금 재밌는 걸 시도해 볼 뻔했으나.. 팀원들의 반대로 무난한 CRUD의 Weibo라는 중국 웹사이트를 클론 코딩했다. 솔직히 특별히 도전해본 기술이라기보다는 6주 차와 스코프가 거의 비슷했고 서로 해보지 않은 역할을 했었던 것 같다. 이때 S3를 이용한 이미지 업로드를 경험했다. 

 

8주 차, 대망의 실전 프로젝트.

 실전 프로젝트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실전 프로젝트에는 디자이너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는 기획에만 1주일을 쓴 것 같다. 기획을 경험하니 기획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뿐더러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협업 부분에서도 디자이너가 원하는 유저의 편의성과 우리의 구현력에서 충돌이 조금 있었다. psotman으로는 잘 작동하는 서버가 프런트와 연결했을 때 동작하지 않는 것, 팀장의 취업으로 인한 이탈, 대망의 채팅 구현까지 너무 바빴던 6주였던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달려온 덕에 프로젝트가 완성되었고 작은 피드백도 받아볼 수 있었다. 

 

 항해99를 마치고 확실한 건 현재의 내 위치가 아주 잘 보였다는 것이다. 같이 항해한 동료들의 경험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3개월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운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덤으로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난 것 같다. 항해가 끝난 후 내 위치가 어딘지 짐작 가능해졌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도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제 남은 건 부족한 것들을 채우고 공부하는 거라 생각한다. 당장의 취업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충하고 이력서를 조금 더 탄탄하게 만들 생각이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달려 나가길 기대해 본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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